각국의 다이아몬드 경제상황 분석

다이아몬드 시장이 경제 분위기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한 때 공급이 주도했던 시절은 가고 오늘날 단기적인 다이아몬드 무역은 대부분 거시경제적 요인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그러므로 2013년의 시장이 초조한 상태였던 것은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환경을 더 잘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최근의 경제적인 상황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각국의 경제 상황이 향후 그곳 시장과의 무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 2013년의 가장 뚜렷한 경제 현상은 선진국들이 다시 주목을 받게 된 것과 신흥 시장이 주춤했던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일련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선진국들의 리스크가 감소했으며 신흥 경제국들의 경제 성장은 둔화되었다. 9월 초에 IMF(국제통화기금)는 올해 글로벌 성장률 예상치를 지난 4월에 예상했던 3.3%에서 3.1%로 내려 잡으며, 글로벌 성장 예측에 있어 여전히 부정적인 요인들이 지배적이라고 밝혔다.

IMF는 7월 9일에 발표된 보고서를 통해 “묵은 리스크들이 남아 있는데다 새로운 리스크가 부상하고 있다. 예를 들면 신흥 경제국들의 성장 둔화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을 들 수 있는데 이렇게 예상하는 원인으로는 잠재 성장률 둔화, 융자 감소가 와,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가 예상됨에 따라 이로 인해 자본 이동의 반전(외국 자본이 유입되지 않는 것)이 지속될 경우 금융 환경이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미국

사실 미국의 경제 부양 정책은 다른 시장들의 상황이 제한적일 때 글로벌 분위기를 살리는 데 일조했으며 경기 부양 정책이 축소될 경우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확실하지 않은 상태이다. 미국에 대해 가장 궁금한 것은 미연방준비은행이 경제에 대한 현금 주입을 멈출 지의 여부이다. 양적 완화 프로그램을 통해 연방준비은행은 매달 850억 달러 상당의 채권을 사들였으며 대출 원가를 줄이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0에 가까운 금리를 유지시켰다.

최근 연방준비은행의 벤 버냉키 의장은 실업률이 계속 하락하고 낮은 인플레이션 율이 유지될 경우 올해 말에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이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당분간 낮은 금리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승인했다.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는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실업률은 6월에 19만5천 명이 새 일자리를 얻으면서 이전과 같은 7.6%를 유지했고, 이는 예상보다 나은 실적이었다. 또한 6월의 인플레이션은 작년 6월 대비 1.8%를 기록, 연방준비은행의 목표치인 2%에 근접했다. 다른 지표들은 엇갈리게 나타났다.

정부 발표 자료에 다르면 6월의 소매 매출은 예상보다 낮은 0.4%의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소비 지출 역시 2사분기 예상치를 밑돌았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2사분기 GDP 성장률 예상치를 1% 밑으로 하향 조정했다. 고무적인 것은 1월~5월의 주얼리 상점 매출이 10.5% 증가한 126억6천만 달러를 기록하면서 2사분기 주얼리 매출이 다른 부문보다 앞서는 실적을 올렸다는 것이다.

다이아몬드 및 주얼리 산업은 여전히 미국의 부의 효과(wealth effect)의 도움을 받고 있다. 저금리로 인해 잉여 현금이 생성되었으며, 이는 다우존스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인 현재, 주식 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 달러화 강세 역시 다른 여러 무역 센터에 대한 미국의 다이아몬드 및 주얼리 산업의 강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금리가 인상되고 달러화 가치가 떨어진 후에도 이러한 상황이 장기적으로 지속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일본

다이아몬드의 수입 대국인 일본의 소위 아베노믹스가 업계에 엇갈린 명암을 던지고 있다. 미연방준비은행과 마찬가지로 일본은행은 국채를 비롯한 다른 자산 매입을 통해 전례 없는 많은 양의 현금을 경제에 투입, 경제 활동 살리기에 나섰다. 일본은행의 관계자는 최근 경제가 조금씩 나아지기 시작했다며, 경제 상황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6월에 수출이 증가했으며, 소비자 지출에도 탄력이 붙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의 분위기 역시 고조되었으며, 니케이 225 지수는 2013년 들어 가장 실적이 좋은 주가지수가 되었다. 작년 12월에 선출된 일본의 새로운 정부는 수출 진작을 위해 일본 엔화 절하 작업에 들어갔다. 엔화는 1월 이후 가치가 15% 떨어졌으며 달러당 100엔 선을 유지하고 있다.

엔화 가치 하락은 일본의 다이아몬드 및 주얼리 딜러들에게는 그리 좋은 현상은 아니다. 다이아몬드 나석의 순수입국이며, 세계 제3위의 다이아몬드 주얼리 소비국인 일본의 업체들은 수입 비용 상승으로 고전하고 있다. 또한 엔화 절하는 티파니, 해리 윈스턴 등, 일본 시장에서 상당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주얼리 소매업체들의 매출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일본이 몇 십 년에 걸친 침체에서 벗어났다는 것은 특히 일본의 명품 선호를 생각할 때 환영할 만한 일이며 글로벌 다이아몬드 및 주얼리 시장이 거의 기대하지 않았던 희소식이다. IMF는 이에 따라 일본의 최근의 정책이 소비자 신뢰와 민간 수요에 일으킬 효과를 감안, 2013년의 일본의 성장 예상률을 2%로 상향 조정했다. IMF는 이 수치가 글로벌 환경이 악화될 것으로 보이는 2014년의 성장 예상치인 1.5%보다 약간 높은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현재 경제 부문에 있어서의 대부분의 약점은 유로존의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다. 유로존은 장기적인 국채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여전히 분투 중이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의 수출은 5월에 2.3% 감소했으며, 수입은 2.2% 줄어들었다. 8월 중순 발표 예정인 2사분기의 GDP 실적이 이 지역 경제의 7사분기 연속 둔화를 가리키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은 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했으나, 경제학자들은 금융 부문이 경제 회생을 위해 꼭 필요한 구조 조정과 자본 재편 절차를 밟을 것을 원하고 있다.

한편 현재 그리스에서는 추가 긴축 재정 및 공공 부문의 고용 감축에 대한 투표를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독일의 납세자들이 다시 한 번 그리스(그리고 아마도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자금을 대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사람들은 독일의 경제 성장 역시 대중국 수출 감소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ING DiBa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Carsten Brzeski는 자신의 블로그에 “주춤하고 있는 중국의 경제는 분명 경계해야 할 대상이며, 독일의 경제 전망에 있어 새로운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글을 올렸다.

중국

이러한 분위기는 중국의 영향력 증대와 경제적 위상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올해 초 입각한 새로운 정부는 중국 경제의 투자 및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이를 소비 주도적 경제로 변환시켜야 하는 균형 조절의 임무를 띠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소매 매출은 상반기에 13% 증가했다. 걱정스러운 것은 중국의 올해 상반기 도시 지역 가정의 가처분 수입 증가율이 작년 상반기의 9.7%에서 6.5%로 하락했다는 점이다.

최근 발표된 2사분기의 GDP 역시 그리 높지 않았으며,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 중국의 경제는 2사분기에 7.5%의 성장을 기록, 1사분기의 7.7%보다 줄어들었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가 글로벌 경제 회복에 미치게 될 영향을 지적했다. 아직까지 주얼리 매출은 높은 상태이다. 중국, 홍콩, 마카오 지역에서 주얼리를 판매하는 홍콩의 Chow Tai Fook은 2사분기 매출이 63%라는 인상적인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 증가의 원인은 4월에 금값이 폭락하자 소비자들이 금 상품 구매에 몰렸기 때문이다. 덕분에 Chow Tai Fook은 중국의 주얼리 소매 부문의 밝은 전망에 끼어 들었던 어두운 구름을 떨쳐내 버릴 수 있었다. 하지만 도매 및 소매 재고 수준은 여전히 낮은 편이며, 다이아몬드 구매 역시 현재가 전환기인데다가 중국의 경제 성장이 계속해서 둔화됨에 따라 압력을 받고 있는 상태이다.

인도

금값의 하락이 중국의 소비자들의 소비 활동 증진에 도움이 되었다면 인도는 금 소비를 억제, 이를 통해 걷잡을 수 없는 무역수지 적자를 줄이기 위해 분투 중이다. 인도 정부는 금 수입세를 8%로 인상했으며, 인도중앙은행은 골드 주얼리 및 50그램 이상의 코인에 대한 융자를 제한시켰다. 게다가 지난 3개월 동안 루피화가 달러화 대비 10% 절하되어 소비 심리가 위축됐다. 루피화 약세는 대규모 다이아몬드 연마업체와 같은 수출업체들에게는 도움이 되었지만 인도의 경제 환경을 악화시켜 내수 수요가 줄어들었다. 높은 인플레이션 율로 인해 빈부 격차가 커졌으며, 2012~13년 회계연도의 경제 성장률은 10년 이래 최저 수준인 5%로 떨어졌다.

이와 같이 인도의 다이아몬드 및 주얼리 부문은 모든 방향에서 타격을 받고 있다. 주얼리 부문도 위기다. 주원인은 금과 관련된 것이다. 다이아몬드 연마 부문의 경우 공장들이 생산량을 줄임에 따라 최근 몇 개월 간 약 2만5천 명의 연마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다. 또한 정부가 이 부문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인도는 매우 중요한 곳이다. 국제 시장에 상품을 공급하는 세계 최대의 다이아몬드 연마 및 무역 센터인데다 내수 주얼리 소비 시장 역시 그 규모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2013년의 인도의 약세에는 국내외 시장 모두의 경제 상황이 반영되어 있다. 사실, 글로벌 경제 분위기를 보면 더욱 센 분석도 가능하다. VTB Capital은 글로벌 경제의 회복이 평탄하지 못하고 속도도 서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 물결을 따라가는 다이아몬드 산업의 항해 역시 평탄하지 못하다. 장기적인 성장의 기초 요건이 아직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중국이 업계의 가장 큰 기회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업계가 경제 환경에 갈수록 민감해지고 있기 때문에, 업계의 장기적인 성장은 단기적인 경제 문제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이 당분간은 시장을 지지하겠지만, 중국과 인도의 전망 악화는 우려할 만한 것이다. 때문에 다이아몬드 및 주얼리 무역업계가 2013년 하반기를 향해 내딛는 발걸음은 조심스러워야 할 것이다.

출처) 귀금속경제신문(www.diamonds.co.kr)

기사분류 : 해외뉴스, 다이아몬드, 시장분석, 오피니언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