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 감정 단체인증제 도입, 추진해야 하는가?”
– ‘다이아몬드 감정 단체인증에 관한 공청회’ 개최, 찬반토론으로 진행 –
찬성측 패널: 김영출, 김재은, 조기선 – 반대측 패널: 이의재, 박제현, 김영호
다이아몬드 KS규격을 업계 현실에 맞게 정비하고 현 감정시장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단체규격으로 추진하자는 ‘다이아몬드감정 단체인증제도에 관한 규정안’이 (사)한국귀금속보석단체장협의회(이하 단협) 회의에 상정된 뒤 관련 협회들과 감정업계에서 논쟁이 격화된 가운데, 지난 12월 9일 ‘다이아몬드감정 단체인증에 관한 공청회’가 개최됐다.
단협의 주최로 오후 3시부터 두 시간 반가량 MJC보석직업전문학교 세미나실에서 진행된 이날 공청회에는 50여명의 관계자 및 업계인이 참석해 단체인증의 향방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패널로는 한미보석감정원 김영출 원장,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금속공예디자인학과 김재은 겸임교수, 국제보석연구원 조기선 원장이 찬성의 의견을, 현대보석감정원 이의재 부원장, 한국GIA동문협회 박제현 전임회장, 우신보석감정원 김영호 실장이 반대 의견을 내기 위해 나섰다.
사진 상단 왼쪽부터 찬성 패널로 참석한 한미보석감정원 김영출 원장,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금속공예디자인학과 김재은 겸임교수, 국제보석연구원 조기선 원장, 사진 하단 오른쪽부터 반대 패널로 참석한 현대보석감정원 이의재 부원장, 한국GIA동문협회 박제현 전임회장, 우신보석감정원 김영호 실장 |
사회는 공청회 공동위원장 나대운 (사)한국다이아몬드협회 회장이 맡았다. 나대운 회장은 “오늘 공청회는 우리나라 다이아몬드 유통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이아몬드감정의 장단점과 개선해야 할 점, 계승 발전시켜야 할 점이 무엇이 있는지 짚어보고 미래 우리 다이아몬드시장이 발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자리다”고 설명하고,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를 위한 보편적이고 공평한 감정체계 설립과 함께 다이아몬드 시장의 활성화와 발전에 초점을 맞추는 공청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토론은 여섯 명의 패널이 다이아몬드감정 단체인증제도 도입에 대한 찬반의견을 각각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상대측 입론에 대해 논박하는 등의 ‘토론’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패널간의 차례대로 대부분 배포된 자료에 실린 내용을 그대로 읽는 것에 그쳐 활발한 토론과 열띤 공방은 없었다.
찬성 측 패널들은 같은 스톤에 대해 각 감정원들의 감정결과가 상이하게 나타나는 문제점을 거론하며 단체인증 제도를 실시해 올바른 감정기준 확립을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다수의 감정기관에서 실시하는 다이아몬드 봉인에 대해 ‘구매자는 감정서 내용이 정확한지 검토할 권리가 있다’며 올바른 상관행의 첫 걸음은 비봉인이라고 말했다. 감정서 약관의 문제도 지적했다. 현재의 약관은 감정원마다 다르고 법적 구속력이 없으므로 표준약관을 마련해 이를 일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 측 패널들은 감정원 서열 존재와 여기에서 나타나는 등급 차이는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하고 시장의 다양성과 유통을 방해하는 일관적인 등급 개입은 완강하게 반대했다. 또 감정원은 도소매상, 소비자, 기타의 기관으로부터 독립되어 있어야 하는데, 보석시장에서 유통과 판매에 직접 관계하고 있는 단협 산하에 기관을 둔다는 것이 정당한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연 무엇을 위한 제도이고, 누구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며, 현 시장에 반드시 필요한 제도인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시했다. 획일적인 기준을 확립하면 현 시장의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모든 발표가 끝난 뒤 질의응답 시간에는 일부의 참석자들이 본인의 의견을 말하거나 과거에 발생한 감정 문제에 대해 특정 감정원을 대상으로 질문을 하는 것에 그쳤다.
공청회에 참석한 한 업계인은 “(다이아몬드 단체인증 제도 도입을)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고 누군가 나에게 물었을 때 구체적인 제도의 내용을 확인해야만 이야기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오늘의 공청회에서는 현재의 감정시장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에 그쳤다고 느껴져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했다.
또 다른 참가자인 다이아몬드 유통 업자는 “발표 내용을 보면 현재 감정시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 문제점을 바로잡는 노력을 하면 될 일이지 굳이 단체인증이라는 제도를 만들어야 하나 싶다. 일관된 감정기준이 시장경제의 논리에 적합한지도 의문이다. 현재의 감정원들에 불만이 있다고 해서 단체인증 제도 도입을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제도가 도입된다면, 참여하는 곳이 과연 몇 군데나 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심의위원회는 이번 공청회 내용을 토대로 별도의 회의를 갖고 다이아몬드감정 단체인증제도 도입 필요여부를 단협에 최종 전달한다고 밝혔다. 단협은 12월 16일 개최되는 정례회의에서 이를 안건으로 상정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공청회가 찬반의 입장이 전혀 좁혀지지 않은 채로 끝나 단협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다이아몬드 감정 단체인증에 관한 공청회’는 (사)한국귀금속판매업중앙회, (사)한국다이아몬드협회, (사)한국주얼리산업연합회, (사)한국보석협회, (사)한국보석감정사협회, 서울경인귀금속중개업협동조합, 다이아몬드연마기술협회, 한국주얼리평가협회가 공동 주관, (재)서울주얼리진흥재단이 후원했다.
/ 이고은 기자 pearl@diamonds.co.kr 출처 : 귀금속경제신문(www.diamond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