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악재로 루이비통ㆍ에르메스 된서리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내로라 하는 명품업체들이 중국발 악재로 된서리를 맞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30일(현지시간) 중국의 금융시장 혼란으로 고가 음료, 의류, 핸드백 등 명품업계 전반이 생기를 잃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주류업체 페르노리카의 재무책임자인 질레스 보가에르트는 “중국 소비자들이 각종 축하를 위한 행사에 소극적으로 변했다”고 토로했다.
이달 중국 증시는 중국의 급속한 경기 둔화 우려로 급락을 거듭했다. 중국시장에서 회생을 노리던 페르노리카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페르노리카는 시진핑 주석이 2013년 정부 관리들의 방만한 지출을 단속한 여파로 감소했던 매출을 이제 막 회복시키던 참이었다. 중국시장에서 페르노리카의 주류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전년 대비 2% 감소했다. 이는 2013년 23% 감소에서 대폭 개선된 것이다.
고가 시계들도 중국에서 맥을 못추고 있다. 중국을 상대로한 스위스의 시계 수출액은 지난 7월 현재 전년 동기 대비 40% 급감했다. 200스위스프랑 이상 가격대의 시계들은 가격이 비싸질수록 매출액도 크게 꺾였다. 프랑스의 명품그룹 루이비통 모에 헤네시(LVMH) 산하의 시계 브랜드인 태그호이어는 수요 감소를 이유로 홍콩 내 매장 한 곳을 조만간 폐쇄한다.
중국인들은 그간 경제 성장에 힘 입어 전 세계 명품업계의 핵심 고객층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중국인들이 전 세계 명품 구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차지했다. 이는 10년 전보다 3%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증시 급락은 물론 중국 정부의 위안화 평가절하가 명품업체들에 충격을 안겼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을 상대로한 해외 기업들의 수출 가격은 그만큼 비싸진다.
이런 가운데 명품업체들의 주가도 자유낙하했다. LVMH는 물론 프랑스 주류업체 레미코잉트루, 이탈리아 명품 패션업체 구찌의 모회사인 프랑스 커링그룹, 프랑스 명품 패션업체 에르메스와 같은 상장사들의 주가가 지난 1월 이후 최소 13.1% 하락했다. ‘버버리 코트’로 유명한 영국의 명품업체 버버리는 같은 기간 11.9% 떨어졌고, 프랑스 귀금속업체 카르티에, 프랑스 필기구업체 몽블랑을 산하에 둔 스위스의 리치몬드그룹은 11.7% 내렸다.
다만 명품업체들에 어두운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광범위한 경제 전반 또는 중국인들의 임금이 큰 타격을 입어야만 명품업체들의 매출이 크게 꺾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소비자들이 미국인들보다 주식시장이나 자산증식에 덜 의존적이라는 점은 중국 금융시장의 혼란으로 받는 명품업계의 충격을 완화시켜 준다. 더욱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최근 급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년 대비 40% 이상 급등한 수준이다.
알렉상드르 리카르 페르노리카 CEO(최고경영자)는 지난 몇 개월 간 매출이 완만한 흐름을 보였다며 분수령인 내년 2월 중국의 ‘춘절’ 전까지 매출액 전망을 내놓기 어렵다고 밝혔다.
중국인들의 명품 구매액 가운데 75%가 해외시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점은 중국시장의 변수다. 중국은 럭셔리상품에 부과되는 수입관세가 높게 설정돼 있기 때문에 버버리의 트렌치코트나 루이비통의 핸드백은 유럽보다 30% 비싸게 판매된다. 이 같은 구매는 중국인들의 개인적 해외여행이나 구매대행업체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따라서 명품업체들은 중국에서 신규 점포를 개점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이고 전자상거래에 보다 집중해야 한다고 시장조사업체인 보모다의 브라이언 버치왈드 CEO가 진단했다.
출처 : 머니투데이(http://search.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