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회 도쿄국제보석전 폐막(1.20~23)

경기불황 여파… 신제품 빠진 자리에 중고품 득세

귀보석 위주 재고상품, 명품 중고제품들 즐비
“새로운 디자인 보기 힘들다” 우려 목소리도

제27회 도쿄국제보석전(IJT2016)이 지난 1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간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됐다.

리드엑스비션재팬(Reed Exhinition Japan ltd)과 일본주얼리협회(JJA)가 공동주최하는 이 전시회는 31개국에서 총 1,180개사가 출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시장 규모와 방문객은 전년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다. 화장품 전시회가 동시에 열리는 바람에 전시 규모도 전년에 비해 25% 정도 축소됐다. 전 세계적인 불경기로 인해 중국, 홍콩, 한국 등에서 전시회를 방문한 해외 프리미엄 바이어들은 지난해 보다 절반 정도 감소한 1,000여명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관람객수도 30% 가량 줄은 2만 7,000여명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7.jpg
주요 코너로는 다이아몬드월드, 진주관, 유색보석관, 실버주얼리관, 패키지&디스플레이관, 공구&재료관, IT솔루션관, 웨딩주얼리 파빌리온, 디자이너&세공인 파빌리온, 해외 파빌리온 등으로 구성됐다.
마츠오 나오즈미 IJT 총괄 사무국장은 “지난 9월 도쿄 전시회를 통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로 중국 바이어들의 폭발적인 ‘바잉 파워’는 한풀 꺾인 것으로 확인됐다” 며 “하지만 미주 또는 유럽의 바이어 발굴로 방향을 전환하며, 중국 바이어에 대한 의존도는 낮춰가도록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최 측 관계자는 “빅사이트 측의 대관 문제로 전시회 규모가 다소 줄어들었으나, 작지만 알찬 전시회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 중고제품들의 향연?
최근 국제 주얼리 전시회의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가 중고제품을 판매하는 새로운 시장의 등장이다. 중고제품이란 소비자에게 판매했다가 리사이클링 된 제품이나 사업자가 소매상으로부터 사들인 재고품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몇몇 업체들도 국내에서 유통된 호박과 산호제품을 중고로 사들여 해외전시회에 들고 나가 인기를 얻었다.
2.jpg
3.jpg
4.jpg
5.jpg
이번 전시회에는 유독 귀보석이 세팅된 중고 제품들은 물론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들의 중고품들도 쉽게 볼수 있었다.
이런 중고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일본이다. 일본 업체들은 일본의 80~90년대 소위 ‘버블경제’라고 불리는 시기에 생산되어 판매됐던 제품들이 최근 몇 년 동안 경기침체로 인해 매입 시장에 나오면서 이들을 구입해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이는 등 다양한 특가판매 전략으로 해외 바이어들과 참관객들을 공략하고 있다.
일본의 중고전문 업체들은 자국 내에서 주로 경매방식으로 제품을 사들여 국제전에 출품한다. 특히 오사카에 기반을 둔 업체들의 경우 지역 내 업자들이 모여 자체경매(イチ(이치))라고 부름)를 통해 구입한 제품들을 가지고 나와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중국바이어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중고제품의 메인스톤은 대부분 큼직한 크기의 루비와 사파이어, 에메랄드 등 흔히 귀보석이라고 부르는 주요 유색보석들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이런 점이 더욱 도드라졌다는 것이 참관객들의 평이다. 이들 업체들은 바이어들을 쉽게 접할 수 있어 가장 선호하는 자리인 홀의 입구 주변에 배치되었다. 일반 중고제품은 물론 티파니, 까르띠에, 불가리 등 해외 유명 명품 브랜드들의 중고품들을 취급하는 업체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6.jpg
일본 업체의 경우 파격적인 특가전략을 통해 재고상품은 물론 주력 상품의 일부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에 나섰다.
전시 참가한 박제현 국제다이아몬드서비스 대표는 “이런 중고제품들을 취급하는 업체들의 배경에는 인도가 있다” 며 “인도 재벌들이 주도하는 경매로 인해 큰 스톤들이 제 가격을 못 받고 헐값에 거래되며 컬러시장 자체가 붕괴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를 나타내듯 중고제품을 취급하는 업체들 부스에는 인도 관계자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전시장을 방문한 이우나 디자이너는 “올해의 트렌드를 미리 파악하고자 전시장을 방문했지만 새로운 디자인은 보기 힘들었고 중고품들만 가득한 느낌이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다년간 일본전시회를 방문하고 있는 주얼리여성경제인협회 임은순 회장은 “그 동안 수차례 전시회를 참관했지만 올해 특히 중고제품들이 많이 보이는 것 같다” 며 “재고 정리 목적으로 참가한 업체들이 많아 보였으며, 갈수록 높아지는 중국바이어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선 상품의 다양화가 필요하며 이를 위한 참가업체와 주최 측의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중고제품을 취급하는 현상에 대한 한 관계자는 “중고시장의 등장은 그동안 신상품을 개발해 바이어에게 선보이고 주문을 받아오던 국제전 비즈니스 모델의 상식을 깬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시장은 창의적인 디자인이나 기술로 생산하는 부가가치 창출방식이 아니라는 점에서 건강한 비즈니스 모델로 받아들이기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대표 주력 상품인 진주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가격이 상당히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아코야 진주의 경우 일본 진주 양식장내에서 생산량이 감소했으며, 지난해부터 담수진주 가격이 올라가면서 아코야 진주와의 가격 차이가 줄어들자 중국 바이어들이 아코야로 관심이 몰린 것이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됐다.
최기원 펄퀸 대표는 “괜찮은 물건이 있는지 확인해 보았으나 중국의 수요 증가로 아코야를 비롯한 전반적인 진주 가격이 상승하며 한국에서 판매하기에는 엄두가 안나는 수준이다”고 평했다.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 뿐 만 아니라 차보라이트, 탄자나이트, 파라이바 투어멀린 등 유색보석은 중국 특수로 인해 수년간 호황기를 맞았지만 지난해 9월 홍콩쇼를 기점으로 중국 수요가 급감하면서 크게 가라앉고 있는 분위기이다. 또한 최근 5년 동안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산호, 호박, 터키석을 구매하는 중국인 바이어들은 눈에 띄게 숫자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1.jpg
부대행사로 열린 주얼리베스트드레서 수상자들.
■한국 3개 업체 참가…실적 미미
JWEA1.jpg
주얼리여성경제인협회(회장 임은순)회원들이 제27회 도쿄국제보석전을 방문해 기념촬영에 나섰다.

주최 측의 초청으로 참가한 한국의 프리미엄 바이어는 한국주얼리평가협회, (사)한국주얼리산학연구협회, 한국보석마케팅최고매니저협회, 주얼리여성경제인협회 회원 등 240여명으로 확인됐다.
오프닝 세레모니가 진행된 1월 22일에는 에클라바치 임성옥 대표, 티르리르 정윤희 대표, 석화주얼리 이상수 대표(부산귀금속유통업협동조합 이사장)가 특별 초청되어 50여명의 VVIP들과 함께 테이프 커팅식에 참석했다.
한국은 월드진주(대표 박재명), 행복메신저(대표 성흥경)가 부스 참가해 산호, 호박 등의 제품을 선보였다. 또한 국제다이아몬드서비스 박제현 대표는 홍콩국제주얼리디자이너협회 섹션으로 참가했다.
??.jpg
전시회에 참가한 월드펄 부스.
??.jpg
전시회에 참가한 해피메신저 부스.
???.jpg
홍콩국제주얼리디자이너협회 세션으로 부스참가한 국제다이아몬드서비스 박제현 대표.
한국 업체 관계자는 “생각보다 중국 바이어들의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큰 기대를 하고 참가한 것은 아니지만 기대보다 못 미쳤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 업체를 방문한 일본 소매상은 “주로 업체 간 대량 주문을 받는 형태로 거래가 되는 홍콩쇼와 비교해 일본의 경우 소매 판매 즉 B2C의 성격이 더 큰 전시회이다” 며 “이런 차이점을 잘 파악해 바이어와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차별화해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고베전시회는 오는 5월 11일부터 13일까지, 차기 도쿄국제보석전은 내년 1월 23일부터 26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정재우 기자
/출처 : 주얼리신문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