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가스 쇼 분위기, 미국 시장 안정

미국 주얼리 시장과 글로벌 다이아몬드 산업의 향후 전망을 점쳐볼 수 있는 라스베가스 쇼의 올해 분위기는 어느 정도 희망적이었다. 바이어 수와 다이아몬드 거래 실적이 작년 수준을 살짝 밑돌기는 했지만 주얼리 매출은 활발했다.

 

좋은 소식이 있다면 미국 시장이 이 부문 글로벌 산업을 계속해서 지탱해 주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미국 시장은 현시점에서 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유일한 시장이다. 나쁜 소식은 몇 가지 요소들이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이아몬드 딜러 및 주얼리 업체들과의 인터뷰 결과에 따르면 다이아몬드 주얼리의 수요 둔화, 합성석의 대두, 밀레니엄 세대들에 대한 효과적인 마케팅 방법 등이 현재 풀어야 할 과제들이다. 딜러들은 미국 대선의 대결 상황이 소비자 신뢰 및 경제 안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들의 걱정은 6월 3일 라스베가스 쇼 개막 직전에 발표된 5월의 실망스러운 고용 통계 수치 때문에 더욱 커졌다. 이후 미국연방준비은행의 재닛 옐런 의장이 조심스러운 경제 전망과 함께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적 연설을 내놓음에 따라 다이아몬드 딜러들은 금리 인상 및 이에 따른 달러 가치 변동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았다.

 

다이아몬드 연마 및 고급 주얼리 도매업체인 Lazare Kaplan의 찰리 로사리오는 “올해 남은 기간에도 상반기와 같은 낮은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연방준비은행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한 크리스마스 실적이 괜찮을 것이다. 금리가 인상된다면 시장에 다시 한 번 불안이 닥칠 것이다”고 말했다. 로사리오는 옐런과 마찬가지로 현재의 시장 불안이 2008~9년의 경제 위기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로부터의 업계의 회복이 느리게 이루어 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이를 대변하는 것이 시장에서 일고 있는 (주얼리 및 다이아몬드 업계 모두에서 일어나고 있는) 합병 움직임이다. 다이아몬드 홀에 전시 참가한 공급업체들은 순익을 내기 힘든 현 상황으로 인해 사업을 그만두는 업체 수가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딜러는 “업체 설립은 쉽다. 하지만 순익을 내는 것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체들이 지금까지는 산업의 다른 부분으로 여겨왔던 파이프라인(다이아몬드 공급 부문)으로 영역을 넓히려는 경향이 있어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공급업체들이 자신의 고객들과의 경쟁에 뛰어들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비단 JCK 쇼 뿐 아니라 다른 글로벌 주요 쇼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마진 개선을 위한 수직 통합 작업의 일환으로 다이아몬드 공급업체들이 주얼리 산업에 뛰어 들고, 광산업체들이 브랜드 상품을 내놓고, 소매업체들이 생산에 참여하게 되면서 유통과 공급을 구분짓던 선이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인기 다이아몬드 품목의 폭이 좁아지는 수요 쏠림 현상에 따라 좋은 상품을 공급받기 위한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라스베가스 쇼를 방문한 바이어들은 정확한 요구 조건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공급업체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컷, 캐럿, 클래러티, 컬러의 상품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경우, 이들은 구매를 하지 않았다.

 

로사리오는 주얼리 소매업체들이 미래 수요나 다이아몬드 시장 내 상품 공급 예측 측면에 있서 더욱 똑똑해졌다고 말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저가 상품으로 이동하는 동시에, 원하는 바를 더욱 세부적으로 요구하게 된 반면, 소매업체들의 재고는 이전보다 소규모에 머물러 있다며, “많은 업체들이 재고 상품 구축에 돈을 쓰지는 않으면서도 수요가 높은 품목에서 기회가 보일 때면 공격적인 매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소매 부문에서는 업체 합병이 계속됨에 따라 업체 수가 감소했다. JBT(미국주얼리상인협회)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5년에 미국 및 캐나다에서 문을 닫은 주얼리 업체 수는 1,114개에 달해, 전년에 비해 10% 증가했다. JBP의 신임 회장 토니 카푸아노는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다이아몬드 업계와는 대조적으로 주얼리 부문의 폐업은 파산이 주도한 것이 아니라 나이 든 업주들이 사업을 물려줄 자손을 찾지 못해 자체적으로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베이비 붐 세대 업주들은 밀레니엄 세대들에게 상품을 어필하는 방법을 두고 고민에 빠졌다. 라스베가스 쇼 전시업체들은 방문객들에게 자신의 상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으며, 쇼 기간 중 열린 세미나 중 많은 수가 이 부문에 시간을 할애했다.

 

마케팅 주도를 위해 설립된 DPA(다이아몬드생산업체협회)는 쇼 개막일에 맞추어 캠페인 슬로건을 발표했다. 많은 사람들이 설명회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이었지만 슬로건에는 뜨악하는 모습이었다. DPA의 슬로건은 ‘진짜는 희귀하다. 진짜는 다이아몬드다.(Real is Rare. Real is a Diamond)’였다. 이 슬로건은 밀레니엄 세대들의 개성 중시, 그리고 버추얼 커뮤니케이션의 범람으로 소원해진 진실한 소통의 순간들에 대한 이 세대들의 목마름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슬로건의 성공 여부는 이 메세지가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라는 슬로건이 몇 세대 이전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 만큼 밀레니엄 세대들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어쨌든, 이번 슬로건은 드비어스의 유명한 슬로건 만큼은 입에 붙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프로모션에는 상당한 자금이 들어갈 것이다. DPA가 과연 이만한 자금을 가지고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슬로건에 관해서라면, 판도라의 가을 컬렉션 ‘Unique as We are’는 밀레니엄 세대들의 마음을 정확하게 파악한 것 같다. 단, 판도라의 홍보 담당자가 지적한 바와 같이 이 캠페인은 밀레니엄 세대 뿐 아니라 전체 여성을 겨냥하고 있으며, 여성들이 주얼리를 통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다이아몬드 산업이 고려해야 할 흥미로운 컨셉이자 DPA 캠페인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다.

 

어떤 면에서 라스베가스 쇼는 다이아몬드 및 주얼리 업체들이 닥쳐오는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개성과 특성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전시업체들은 자신들만의 부가가치를 통해 자사를 옆 부스와 차별화시키는 동시에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입맛, 합성석의 위협, 경제 불안 등의 부정적인 환경 속에서 길을 찾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었다.

 

라파포트 그룹의 마틴 라파포트 회장은 라스베가스 쇼 기간 중 개최된 라파포트 조찬석상에서 주얼리 및 다이아몬드 딜러 업체들이 자신들의 진짜 가치를 이해하고 이를 북돋음으로써 이러한 도전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분의 본질은 여러분이 판매하는 상품의 핵심이다. 여러분 자신을 여러분이 판매하는 상품과 일치시키고 이를 통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정의해야 한다. 여러분 자신에 집중해야 한다. 여러분의 브랜드는 여러분의 가치와 동일하다”고 말했다.

 

다이아몬드 업계인들은 라스베가스를 떠나면서 거래가 그리 활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시장이 어느 정도 건강하고 안정적이라는 사실에 안심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라스베가스 쇼가 빠르게 급변하는 소비 및 기업 환경 하에서 자신들의 아이덴티티 구축을 위해 분투 중인 업계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이다.

 

/ 라파포트 뉴스

/출처 : 귀금속경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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