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비어스의 새로운 합성 브랜드 런칭, 자기 잠식인가?

스와로브스키가 2016년에 합성 다이아몬드 사업에 뛰어든다고 발표했을 때, 천연 다이아몬드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일부는 놀랍게도 이 소식을 반기는 모습이었다. 스와로브스키는 업계가 이 사업에 뛰어들기를 원했던, 이 부문에 매우 어울리는 패션 부문 업체였기 때문이다.

스와로브스키의 이사회 임원 Daniel Cohen은 이에 대해 “스와로브스키는 ‘반짝이는 것’의 판매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상품 디자인과 가격대를 보고 구매를 결정한다.”라고 말했다. 패션 상품의 경우 스톤이 크리스털이든, 합성이든, 플럭스 처리석이든, 모이써나이트이든 상관없다. 멋있고 가격만 맞는다면 다이아몬드가 ‘천연’인지 ‘친환경적’인지에 대해 끝없는 논쟁을 벌일 필요가 없다. 그런 상품은 무조건 팔린다. 대중을 위한 기본적인 주얼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합성 다이아몬드 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업체들은 논쟁거리가 되기를 지나치게 즐기며 그러다가 곤란한 상황에 빠지곤 한다.

보도에 따르면 스와로브스키의 합성 다이아몬드 프로젝트에 다이아몬드를 대겠다고 제안한 업체 중에는 드비어스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 일은 현실로 일어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러 면에서 드비어스가 자회사인 Light box Jewelry(드비어스의 합성 다이아몬드 주얼리 브랜드)를 위해 세운 계획은 업계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스와로브스키의 모델과 같다.

드비어스는 Lightbox를 통해 천연석 업계가 원하는 합성석 판매 방식을 그대로 취하려 한다. 혹자는 합성석 제조업체들이 합성석 산업에 뛰어 들려는 드비어스의 결정을 자신들의 위대한 승리로 생각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합성석 업체들의 스탠스는 상당히 조심스럽다.

우선,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드비어스는 업계 애널리스트인 Edahn Golan의 말처럼 ‘파괴자를 파괴’하기 위해 그들보다 현저하게 낮은 가격을 제시할 것이다. 합성 다이아몬드의 개당 가격은 캐럿당 800달러로 책정할 예정이며 여기에 실버 세팅에는 100달러, 골드 세팅에는 200달러가 추가된다. 이에 따르면 상급의 1캐럿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골드 목걸이의 가격은 1,000달러에 불과하다. 이는 대부분의 합성 상품 가격보다 낮으며 상질의 모이써나이트 주얼리 가격보다는 아주 조금 높은 수준이다. 이렇게 되면 경쟁사들은 가격을 인하하게 될 것이며 합성 스톤은 가치가 없다는 천연석 업계의 핵심 주장이 자연히 현실화될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드비어스의 임원들은 새로운 프로젝트가 순익 유망 사업이며 복수나 방어 기재에서 기획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팩트는 합성 시장의 기회가 매우 크게 열려 있다는 것이다. 합성석의 이와 같은 밝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이 산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업체들은 적은 광고 예산으로 운영되고 브랜드 구축이나 상품 기획이 어려운 업체들이다. 쓸 만한 합성석 주얼리 라인을 구축하여 이를 어느 정도 규모로 마케팅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업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며 드비어스가 바로 이 중 하나이다.

드비어스의 기획은 여러 면에서 ‘파괴적 혁신’을 주장한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이 추천하는 방법을 취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바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크리스텐슨은 큰 업체들이 저렴한 대안에 의해 무너지는 과정을 밝힌 이론으로 유명하다. 이 이론을 보면 먼저 큰 업체들은 신생업체들의 낮은 품질을 논하며 비웃는다. 하지만 이 큰 업체들은 곤경에 처하게 된다. 즉, 이들은 기업 정신의 훼손을 우려해 신생업체의 신제품을 포용할 수가 없다. 저가의 대체 상품이 자사 시장 점유율의 큰 부분을 잠식하고 나서야 이와 경쟁할 새 상품을 출시한다. 하지만 그 때는 너무 늦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 New Yorker지의 Larissa MacFarquhar는 “크리스텐슨은 파괴의 패턴 몇 가지를 분석한 결과, 큰 업체가 붕괴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본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작은 스핀오프(기업 분할) 회사를 설립해 저가의 신상품을 생산하는 스타트업 기업으로 만들어 모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것뿐이라고 결론 내렸다.”라고 지적했다.

드비어스가 바로 이 길을 걷고 있다. 새로운 프로젝트는 드비어스가 자기 잠식의 길로 들어서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Harvard Business Review는 “진보적인 지도자는 자사 상품 잠식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며 이 기회를 (도전을 기쁘게 떠안을) 다른 스타트업 기업에 넘기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아마 가장 유명한 예는 애플이 아이폰에 음악 앱을 추가함으로써 아이팟 매출을 사장시킨 것이 될 것이다.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는 이에 대해 “스스로를 잠식시키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그렇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자기 잠식은 이후 새로운 경제 교리가 됐다. 시그넷이 James Allen을 산 것도 마찬가지였다. 소매 대기업이 온라인 사업체를 사들이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소식이 아니다.

드비어스 임원진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Lightbox를 ‘첨가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또한 제한적인 자기 잠식의 한 형태이다. Lightbox은 예물이 아니라 패션 부문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임원진은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만일 드비어스가 합성 예물 주얼리를 판매하게 된다면 이는 합성석 주얼리 사업에 뛰어 들었다는 것보다 훨씬 더 놀라운 일이 될 것이다. 약혼반지 부문은 다이아몬드 사업의 심장과 같다. 그러므로 드비어스는 합성 업체들이 약혼 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싫어하면서도 스스로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리스크는 이 뿐만이 아니다. Lightbox는 품질이 낮은 인도 상품의 시장을 침범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 상품은 주로 패션 주얼리를 위한 아이템이다. 저가의 원자재는 대부분 품질이 낮다. 드비어스가 이보다 나은 대체제를 생산할 경우, 누가 패션 주얼리에 품질이 낮은 이러한 상품을 사용하려 하겠는가?

마지막으로 Lightbox를 통해 업계는 합성 상품을 보다 쉽게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합성석 업체들은 예전부터 업계보다 소비자들이 합성석에 대해 관대하다고 불평해 왔다. 하지만 내 의견으로는 합성석은 짧은 기간 동안 업계의 빠른 인정을 받아 냈다. 시그넷은 아직 이에 동참하지 않고 있으며 티파니나 까르띠에 같은 고가 브랜드들은 영원히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Stuller, Helzberg, 심지어 롤스로이스까지도 이러한 시류에 동참했다.

드비어스의 합성석 주얼리 사업 발표로 인해 합성 다이아몬드는 업계의 완전한 인정을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는 피할 수 없는 시류에 무릎을 꿇는 것일 뿐이다. 분위기는 어차피 이렇게 흘러갈 수밖에 없었다.

합성 주얼리 라인을 런칭한다는 드비어스의 결정은 멋지고, 대담하지만 한편으로는 분명한 리스크가 있는 변화에 대한 선택이었다.

다이아몬드 관련 주요 단체들은 놀라울 정도의 긍정적 태도로 이를 지켜보았으며 드비어스가 이 부문을 주류 산업으로 끌어 들이는 데 도움을 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들의 생각은 “없앨 수 없다면, 함께 하라.’라는 것이다.

Lightbox는 최근 IDGA(국제합성다이아몬드협회) 가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가입하지는 않을 것이다. 드비어스는 IGDA의 모토를 좋아하지 않으며 IGDA 역시 드비어스를 싫어한다. 하지만 천연 다이아몬드 업체가 합성석 협회에 가입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다이아몬드 합성업체가 DPA(다이아몬드생산업체협회)에 가입하는 것이 좋은 일이듯 말이다.

현재 합성석 업체와 천연석 업체 간의 전쟁 상황은 매우 좋지 않다. 하지만 두 부문 모두 건재할 것이다. 한 부문이 다른 부문을 업계에서 쫓아낼 수 있을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두 부문은 어떻게 하면 좀 더 나은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불행히도 일부 적대적인 감정은 아마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상황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이제 양측에 다리를 놓는 임무는 현대 다이아몬드 산업을 일구어 낸 당사자인 드비어스에게 돌아갈 것이다.

/ JCKonline

출처 : 귀금속경제신문(www.diamond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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